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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독자 여러분께
난데없이낙타를
2010. 2. 3. 11:01
독자 여러분께 이야기하기에 앞서 먼저 이 책에 실린 글은 제가 상상하여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밝히고 싶습니다(물론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그렇듯이 이 글 속에도 어느 정도는 제 개성과 어투가 배어 있기는 합니다). 지금부터 제가 들려드릴 이야기는 제 인생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유배 생활에 대한 회고입니다. 여러분에게 그 시절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아무리 고통스럽던 시절도 세월이 흘러 추억으로 회고될 때는 조금은 달콤하게 떠오르는 버이지요. 마치 오랫동안 가지 끝에 매달려 인고의 시간을 보낸 열매들이 달톰한 과일로 익는 것처럼 말이죠. 지금 다시 유배시절을 떠올리면 슬며시 웃음이 배어 나옵니다. 때때로 주변 사람들에게 그 당시의 이야기를 해주곤 하는데 그들도 모두 제 이야기를 들으면 배를 잡고 웃음을 터트린답니다. 이 책을 읽는 여러분도 분명 함께 즐거워하리라 생각하며 저는 이 글을 씁니다.
저는 지나간 세월을 회상하며 허심탄회하게 웃을 수 있는 세상이 그립습니다. 그런 그리움에 젖어 시간을 보내는 것은 행복한 일이지요. 우리 아버지 세대들은 당신들이 겪은 전쟁무용담을 자랑스럽게 들려주었지만, 우리 세대는 아이들에게 전해줄 대단한 기억이 없지요. 그래서 저는 유배 생활이나 감옥에서 겪었던 일, 경찰에게 심문을 받거나 재판을 받으면서 겪었던 체험을 남루한 추억 삼아 이야기하곤 합니다. 아버지 세대의 무용담보다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격동의 세월을 보낸 흔적이라고 할까요.
세월이 흐른 탓인지, 지금은 그 당시를 회고하면서도 저에게 고통스러운 추억을 안겨준 사람들에게 원망스러운 마음은 전혀 생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그 아픈 시절이 현재의 저를 만드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몹시 힘들게 공부를 했습니다. 오랫동안 유럽에 가는 꿈을 꾸었고, 거기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은 열망에 가득 차 있었지요. 그렇지만 실제로는 유럽이 아니라 이 책에 소개된 것처럼 유배지에서 암울한 나날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제가 겪은 일 중에는 이 책에 미처 쓰지 못한 것도 많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유배지에서 어떤 고통을 당했는지 아십니까, 라고 울분을 토하고 싶다는 건 아닙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나 그 생각을 입 밖에 내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지요. 우리 역사에는 유배지나 감옥에서 말로 다하지 못할 고초를 겪은 사람들이 세 ㄹ수 없이 많습니다. 그들과 비교하면 제가 유배지에서 겪은 일들을 관광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우리 조국과 국민의 편에 서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자 투쟁한 역사상의 모든 유배자달을 가리며 마음 깊숙이 존경을 표합니다.
생각하고, 사랑하고, 웃는 것. 삶의 진실이란 이것이 전부가 아닐까요? 인간에게 있어 이것 이외는 모두 거짓말입니다.
아지즈 네신ㅡ 이렇게 왔다가 이렇게 갈 수는 없다 서문.
오랜만에 유쾌한 책을 읽었다. 그 유쾌함의 바닥은 유쾌할 수 없지만.
진정한 위인은 이렇게 유쾌하게 인생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다.
아지즈 네신은 위인이다.
저는 지나간 세월을 회상하며 허심탄회하게 웃을 수 있는 세상이 그립습니다. 그런 그리움에 젖어 시간을 보내는 것은 행복한 일이지요. 우리 아버지 세대들은 당신들이 겪은 전쟁무용담을 자랑스럽게 들려주었지만, 우리 세대는 아이들에게 전해줄 대단한 기억이 없지요. 그래서 저는 유배 생활이나 감옥에서 겪었던 일, 경찰에게 심문을 받거나 재판을 받으면서 겪었던 체험을 남루한 추억 삼아 이야기하곤 합니다. 아버지 세대의 무용담보다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격동의 세월을 보낸 흔적이라고 할까요.
세월이 흐른 탓인지, 지금은 그 당시를 회고하면서도 저에게 고통스러운 추억을 안겨준 사람들에게 원망스러운 마음은 전혀 생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그 아픈 시절이 현재의 저를 만드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몹시 힘들게 공부를 했습니다. 오랫동안 유럽에 가는 꿈을 꾸었고, 거기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은 열망에 가득 차 있었지요. 그렇지만 실제로는 유럽이 아니라 이 책에 소개된 것처럼 유배지에서 암울한 나날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제가 겪은 일 중에는 이 책에 미처 쓰지 못한 것도 많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유배지에서 어떤 고통을 당했는지 아십니까, 라고 울분을 토하고 싶다는 건 아닙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나 그 생각을 입 밖에 내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지요. 우리 역사에는 유배지나 감옥에서 말로 다하지 못할 고초를 겪은 사람들이 세 ㄹ수 없이 많습니다. 그들과 비교하면 제가 유배지에서 겪은 일들을 관광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우리 조국과 국민의 편에 서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자 투쟁한 역사상의 모든 유배자달을 가리며 마음 깊숙이 존경을 표합니다.
생각하고, 사랑하고, 웃는 것. 삶의 진실이란 이것이 전부가 아닐까요? 인간에게 있어 이것 이외는 모두 거짓말입니다.
아지즈 네신ㅡ 이렇게 왔다가 이렇게 갈 수는 없다 서문.
오랜만에 유쾌한 책을 읽었다. 그 유쾌함의 바닥은 유쾌할 수 없지만.
진정한 위인은 이렇게 유쾌하게 인생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다.
아지즈 네신은 위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