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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12. 13:27 from 카테고리 없음

악몽을 잔뜩 꾸고 일어나니, 마음이 힘겹다. 밤새 잠을 설쳐 몸이 힘든 건가.

계속 쫓기는 꿈. 도망치는 꿈, 간신히 도망치고 나서, 또 다시 갇히는 꿈. 어디에도 탈출구는 없는걸까,는 절망감이 들어도 끊임없이 탈출을 시도하고, 또 다른 이유로 가로막히고. 숨막히던 꿈이 끝났는데, 왜 눈을 떴는데도 여전히 숨이 막힐까.

 

무거운 몸을, 마음을 질질 끌고 일하러 왔다. 바쁜 일이 끝나서 밀린 상념이 몰아치는 건가. 모든 일에 손을 놓고 싶다. 다행이 오늘 처리해야할 일은 많지 않다. 누울 자리를 보고 자리를 뻗는다고, 우울도 마찬가지인지.

 

올 2월부터 시민사회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작년부터 일하게 된 곳이었고, 종종 마주치던 곳이어서 부담감은 있었지만 낯설음 없이 일은 시작했다. 낯선 일도, 익숙한 일도 무리없는 선에서만 하고 있다. 하지만 이젠, 나만의 사업을, 나만의 활동을, 나만의 역사를, 우리 단체에 이름으로 우리 단체의 역사로 우리 단체의 활동으로 만들어야하는데, 잘 안된다. 아니 잘 못하고 있다. 답답하다. 쫓기는 꿈이 아니라 도망치는 꿈이었나. 바꿀 수 없는 현실과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 사이에서.

 

선선한 바람이 불고 익숙한 우울에 빠졌다. 잘한 일도 칭찬할 일도 뿌듯한 일도 많았을텐데. 난 또 왜 이렇게 침잠한가. 이런저런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는데, 아무 의욕도 힘도 없다.

Posted by 난데없이낙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