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해.

2016. 11. 15. 14:28 from 카테고리 없음

지긋지긋한 우울이 가시지 않은 지, 오래 되었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고, 궁금한 것도 없이, 세월만 보내고 있다. 이와중에 매일 터지는 일들을 감내하며, 바쁘게, 지독하게 바쁘게 시간을 보내지만, 조금만 여유가 생기면 그동안 애써 감춰두었던 우울이 터져나와 온 몸을 지배한다. 누구와 함께 지내는 게 나와 맞지 않는 일인 걸, 진작 인정했어야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이 너무 고되고, 너무 나를 우울하게 한다는 걸, 어서 인정해야한다. 교감없는 삶이 훨씬 편했다는 걸 기억해야한다. 타인을 인정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고, 내가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도 수용해야한다. 그러니까, 그냥 다시 혼자이고 싶다. 상처받지 않게, 이 우울함이 당연히 내 것임을 이해할 수 있게, 아무 기대도, 애정도 없이, 그동안 너무 오래 함께사는 삶을 이어갔구나...하지만 현실에서 내가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이해시키고, 살아갈 수 있을까. 용기도 없고 비겁한, 내가. 정말 지긋지긋하다. 산다는 게.

Posted by 난데없이낙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