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들

2010. 8. 11. 16:08 from 카테고리 없음
어젯밤 쇼핑몰에서 샌들을 봤다, 정가 139000원. 세일가 89000원.
마음에 쏙 들었으나, 89000원을 지불할 정도로 내 지갑이 여유롭지 않았다.
아니 여유로왔어도, 내 재정상태를 감안한다면 한 계절 신을 샌들에 89000원을 투자한다는 건
무모한 짓이였다. 아니 불가능한 일이였다.

오늘 아침 우연히 그 샌들이 타 쇼핑몰에서 69000원에 세일하고 있는 걸 봤다.
여전히 내 재정상태를 생각한다면 69000원도 무리였다.

물론, 한 달에 빠듯하게 들어가는 비용 중, 빡빡하게 다른 걸 제거하면
69000원짜리 샌들을 살 수도 있었다.
외출을 조금 줄이고, 다른 비용을 좀 더 줄인다면.

그런데 현재 내 자금사정은 더 이상 줄일 게 없고,
심지어 이번 달은 저 샌들값으 세 배가 마이너스 된 상황이다.

단 돈 69000원짜리 샌들이 내게 너무 큰 사치가 된 것이다.

나는 이러한 인생을 앞으로 얼마나 오래 지속시켜야할까.
그리고 그러는 동안 돈에 휘둘리는 내 인생과 삶과 가치관하고 얼마나 싸워야하나.

돈이 없는 것도, 그리고 그 돈 때문에 비참하게 생각되는 것까지
역겨울 정도로 비참하다.
Posted by 난데없이낙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