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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5.11.18 .
  5. 2015.10.29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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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12. 13:27 from 카테고리 없음

악몽을 잔뜩 꾸고 일어나니, 마음이 힘겹다. 밤새 잠을 설쳐 몸이 힘든 건가.

계속 쫓기는 꿈. 도망치는 꿈, 간신히 도망치고 나서, 또 다시 갇히는 꿈. 어디에도 탈출구는 없는걸까,는 절망감이 들어도 끊임없이 탈출을 시도하고, 또 다른 이유로 가로막히고. 숨막히던 꿈이 끝났는데, 왜 눈을 떴는데도 여전히 숨이 막힐까.

 

무거운 몸을, 마음을 질질 끌고 일하러 왔다. 바쁜 일이 끝나서 밀린 상념이 몰아치는 건가. 모든 일에 손을 놓고 싶다. 다행이 오늘 처리해야할 일은 많지 않다. 누울 자리를 보고 자리를 뻗는다고, 우울도 마찬가지인지.

 

올 2월부터 시민사회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작년부터 일하게 된 곳이었고, 종종 마주치던 곳이어서 부담감은 있었지만 낯설음 없이 일은 시작했다. 낯선 일도, 익숙한 일도 무리없는 선에서만 하고 있다. 하지만 이젠, 나만의 사업을, 나만의 활동을, 나만의 역사를, 우리 단체에 이름으로 우리 단체의 역사로 우리 단체의 활동으로 만들어야하는데, 잘 안된다. 아니 잘 못하고 있다. 답답하다. 쫓기는 꿈이 아니라 도망치는 꿈이었나. 바꿀 수 없는 현실과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 사이에서.

 

선선한 바람이 불고 익숙한 우울에 빠졌다. 잘한 일도 칭찬할 일도 뿌듯한 일도 많았을텐데. 난 또 왜 이렇게 침잠한가. 이런저런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는데, 아무 의욕도 힘도 없다.

Posted by 난데없이낙타를 :

무의미

2016. 6. 22. 14:05 from 카테고리 없음

벌써 6월이다. 요동치던 마음이 안정을 찾으면 새로운 문제가 튀어나오곤 했다. 다행인건, 남편과 사이가 점점 더 안정을 찾는다는 것. 청춘이 짧고 인생은 너무 길다. 



전에 일할 때, 초반에 참 힘들었다. 업무량도 많았지만, 정작 힘든 건 관계였다. 멀리있는 사람도 아니고, 다른 입장도 아닌데 오히려 나를 어렵게 했던 사람들. 그 때 계속 치이면서, 나도 모르게 쌓이고 쌓여 터진 적이 있다. 눈물이 펑펑 나오고, 걷잡을 수 없는 감정. 사람들은 바람을 쐬며 진정하자 했지만, 일이 넘치던 그 때 나는 일초도 쉬기 아까웠다. 얼마나 많은 일을 해야하는지 가늠은 잡히지 않고, 마감은 다가오고, 일은 계속 생기고. 단호하게 쉬지 않겠다고 했다. 하루도, 한시간도. 두려웠다. 다시 의자에 앉아 일하기가 싫을까봐, 문을 닫고 나갈까봐. 마음을 다잡아야한다고 다짐할 때마다 두려웠다. 저 의자에 앉기 싫을까봐 두려워요. 두려움에 시간을 낭비할만큼 여유있지 않은데, 빨리 많이 일해야하는데. 


결국 의자에 앉았고, 최선을 다해 일했다. 다시 일을 해서 즐거운 일도 많았다. 기운 빠진만큼 기운나는 일이 많아, 매일이 즐거웠다. 준비하지 않은 일로, 바뀐 인생경로가 전혀 후회되지 않았다. 그러다, 점차 마음이 식던 일. 점차, 내 자리를 잃던 순간, 점차 의미를 발견하기 어려운 날이 지나고, 다른 사정에 의해서 그만뒀다. 말이 다른 사정이지, 실상 할 수 있는 게 없어서였다. 함께한 많은 날들이 허무해지고, 무너지고, 멀어지고, 그리고 끝이 나고.


지난 세월이 참 무심하지. 나는 어디로 가야할까. 복잡하고 복잡해서 길을 잃었다.


다시 일하게 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을까. 스스로를 믿지 못했던 날, 그러다 또 무너졌다. 의심이 깊어지는만큼 믿음도 줄었다. 다시 힘이 없다. 무기력하다. 의미를 찾지 못하고 떠나게될까. 떠나고 싶은 걸까. 알고 싶지 않다. 

Posted by 난데없이낙타를 :

휴식

2016. 1. 17. 16:27 from 카테고리 없음

낮잠자고 일어났더니 마음이 좋지 않다. 낮잠을 자고나면 항상 그랬다. 일상에 균열이 일어난 느낌. 머리가 아프고 기분이 난감하다. 그런데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가 어렵네.

푸켓에 놀러왔다. 백수기간의 마지막 여행으로 내게 선물하고 싶었다. 생전 와보지 못할지 모르는 비싼 곳에서 묵고 매일 맛있는 요리를 먹고 가능한 안마를 받고 바다에서 수영장에서 끊임없이 수영하며 호의호식 중이다. 한국은 멀리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은 언제나 내게 진리였는데 잊혀지지 않는 마음도 있다. 매년 이맘때부터 쓸쓸해진다. 매년 나아지겠지만 여전히 마음이 아프네. 몇 밤을 자고 나면 괜찮아질거고 나는 다시 살아나겠지.

한국에 돌아가 남편에게 실컷 응석 부리고 싶다.

Posted by 난데없이낙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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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 18. 01:50 from 카테고리 없음
사랑한다는 말로는 위로가 될 수 없는 밤
Posted by 난데없이낙타를 :

소비

2015. 10. 29. 13:41 from 카테고리 없음

매일을 소비하고 있다. 소모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도 모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순간이 충만하다. 이렇게 끝날 생이, 아쉽지 않을 정도로. 낭비된 꿈을 간직하기만 하는 삶. 나아가지 않는 삶에 만족하는 나에 대해서 더 이상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내 자신이 여기까지인걸, 어쩌겠나. 싶어서. 


요즘 낙은 수영배우기와 티벳 여행이다. 지난달부터 수영을 배우고 있는데, 그래서 지난달과 이번달은 어디에도 가지 않고, 전주에 머물렀다. 물론 가까운 곳에 나들이 하긴 했지만. 움직이는 걸 극도로 꺼려하는 나는 그래도 종종 운동학원을 수강하며, 수강한 즉시 수강을 포기하며 살았기에, 수영 등록을 해도 이번에도 실패할 거라 짐작했다. 20대 시절, 몇 번 수영학원에 등록했지만 번번이 좌절만 맛봤으므로. 물 속에 얼굴 넣는 일이 너무 어려웠으므로. 그럼에도 쉬는 동안 뭐라도 하나 배우고 싶어서, 열심히 해보자고도 다짐했다. 어쨌든, 평소 나와 달리 정말 열심히했고, 혼자서 진도에 뒤쳐져도 걱정하지 않았다. 이 정도가 어디냐고 정말 최선을 다한 내가 자랑스럽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선생님이 가르쳐준 것 이상으로 욕심부르지 않고 성실히 임했더니, 어느 순간 킥판을 떼게 되었다. 남들보다 훨씬 진도는 느렸지만, 그 순간 나는 최고였다. 물에 뜰 수 있다니, 뜨는 것도 모자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니, 팔과 손이 각각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움직이다니. 감격했다. 불가능할 줄 알았기에, 그 날의 기쁨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리고나서는 어딜 가서도 수영을 배워야지 하며, 돌아와 열심히 다닌다. 요샌 평영을 배운다. ㅎㅎ 물론 자유형도, 배영도 제대로는 못하지만 ㅋㅋ


그리고 얼마전부터 자꾸 남편이 쉴 때 티벳을 다녀오라고 부추겨, 우연히 sns에서 티벳여행 광고를 보고 바로 예약했다. 내년 새해는 티벳에서 보내게 될 것 같다. 설레고 기쁘다. 그래서 요새 티벳관련책을 여러권 빌려오고 있다. 거의 읽지 않지만-_-


암튼 오늘은 수영을 하고 책을 읽으며 남은 하루를 보내야지. 시한부 신선놀음의 행복이란 ㅎㅎ

Posted by 난데없이낙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