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

2016. 6. 22. 14:05 from 카테고리 없음

벌써 6월이다. 요동치던 마음이 안정을 찾으면 새로운 문제가 튀어나오곤 했다. 다행인건, 남편과 사이가 점점 더 안정을 찾는다는 것. 청춘이 짧고 인생은 너무 길다. 



전에 일할 때, 초반에 참 힘들었다. 업무량도 많았지만, 정작 힘든 건 관계였다. 멀리있는 사람도 아니고, 다른 입장도 아닌데 오히려 나를 어렵게 했던 사람들. 그 때 계속 치이면서, 나도 모르게 쌓이고 쌓여 터진 적이 있다. 눈물이 펑펑 나오고, 걷잡을 수 없는 감정. 사람들은 바람을 쐬며 진정하자 했지만, 일이 넘치던 그 때 나는 일초도 쉬기 아까웠다. 얼마나 많은 일을 해야하는지 가늠은 잡히지 않고, 마감은 다가오고, 일은 계속 생기고. 단호하게 쉬지 않겠다고 했다. 하루도, 한시간도. 두려웠다. 다시 의자에 앉아 일하기가 싫을까봐, 문을 닫고 나갈까봐. 마음을 다잡아야한다고 다짐할 때마다 두려웠다. 저 의자에 앉기 싫을까봐 두려워요. 두려움에 시간을 낭비할만큼 여유있지 않은데, 빨리 많이 일해야하는데. 


결국 의자에 앉았고, 최선을 다해 일했다. 다시 일을 해서 즐거운 일도 많았다. 기운 빠진만큼 기운나는 일이 많아, 매일이 즐거웠다. 준비하지 않은 일로, 바뀐 인생경로가 전혀 후회되지 않았다. 그러다, 점차 마음이 식던 일. 점차, 내 자리를 잃던 순간, 점차 의미를 발견하기 어려운 날이 지나고, 다른 사정에 의해서 그만뒀다. 말이 다른 사정이지, 실상 할 수 있는 게 없어서였다. 함께한 많은 날들이 허무해지고, 무너지고, 멀어지고, 그리고 끝이 나고.


지난 세월이 참 무심하지. 나는 어디로 가야할까. 복잡하고 복잡해서 길을 잃었다.


다시 일하게 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을까. 스스로를 믿지 못했던 날, 그러다 또 무너졌다. 의심이 깊어지는만큼 믿음도 줄었다. 다시 힘이 없다. 무기력하다. 의미를 찾지 못하고 떠나게될까. 떠나고 싶은 걸까. 알고 싶지 않다. 

Posted by 난데없이낙타를 :

휴식

2016. 1. 17. 16:27 from 카테고리 없음

낮잠자고 일어났더니 마음이 좋지 않다. 낮잠을 자고나면 항상 그랬다. 일상에 균열이 일어난 느낌. 머리가 아프고 기분이 난감하다. 그런데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가 어렵네.

푸켓에 놀러왔다. 백수기간의 마지막 여행으로 내게 선물하고 싶었다. 생전 와보지 못할지 모르는 비싼 곳에서 묵고 매일 맛있는 요리를 먹고 가능한 안마를 받고 바다에서 수영장에서 끊임없이 수영하며 호의호식 중이다. 한국은 멀리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은 언제나 내게 진리였는데 잊혀지지 않는 마음도 있다. 매년 이맘때부터 쓸쓸해진다. 매년 나아지겠지만 여전히 마음이 아프네. 몇 밤을 자고 나면 괜찮아질거고 나는 다시 살아나겠지.

한국에 돌아가 남편에게 실컷 응석 부리고 싶다.

Posted by 난데없이낙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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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 18. 01:50 from 카테고리 없음
사랑한다는 말로는 위로가 될 수 없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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